노동조합법 2조와 3조 개정안이 국회 소관위원회인 환경노동위원회 소위 문턱을 넘었다.
노동조합법상 사용자를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ㆍ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로 대폭 확장했다.
단순 '근로조건' 뿐만아니라 근로자의 권리에 관한 사항에 대해서도 합법적인 쟁의행위로 인정하도록 개정했다.
합법적인 쟁의행위의 범위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한 쟁의행위 범위는 줄어들었다.
쟁의행위를 이유로 조합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경우 조합원 모두가 동일하게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책임에 따라 손해를 부담하게 된다.
근로자가 고용주에게 손해를 입힐 경우 제삼자에게 배상을 요구하지 못한다는 규정도 추가됐다.
환노위 소위를 넘어간 개정안은 환노위 본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된다.
15일 환노위는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노동조합법 개정안을 위원장 대안으로 의결했다.
이 개정안은 노동조합법상 사용자 정의 규정인 2조와 손해배상 청구 제한 규정인 3조 개정안으로 노동계의 숙원 입법 과제이기도 하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법안 통과를 반대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법안 추진 의지를 보이면서 야당 단독 의결로 강행 처리됐다.
이번 HR포스팅에서는 일명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조법 개정안을 정리했다.
<이번 포스팅의 주요 내용>
◆ 사용자 범위 확대
◆ 노동쟁의 정의 변경(합법적 쟁의행위의 범위 확대)
◆ 손해배상 청구의 제한
◆ 향후 관전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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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용자 범위 확대
노동조합법 2조 정의 규정 중 '사용자'에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ㆍ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를 추가한다.
기존에는 근로계약관계를 기반으로 노동조합법상 사용자를 판단했지만 이제는 '실질적 지배력'에 따라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원하청 관계에서 원청도 하청근로자의 사용자가 될 수 있다. 원청은 하청근로자와 직접 근로계약관계를 맺지 않았더라도 교섭 요구에 응하는 등 노동조합법상 책임과 의무를 지게 된다.
실질적 지배력이 있는 자를 노동조합법상 사용자로 볼 수 있는지는 이미 법적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쟁점이다.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CJ대한통운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하급심에서는 실질적 지배력이 있는 자를 사용자로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개정안이 갖는 의미는 크다.
2. 노동쟁의 정의 변경(합법적 쟁의행위의 범위 확대)
원청을 상대로 하는 하청노조의 쟁의행위도 합법이 된다.
쟁의행위 절차와 의제, 방법이 노동조합법에 부합한다면 하청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적법한 쟁의행위를 할 수 있다. 사용자는 적법한 쟁의행위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없다.
쟁의행위에 대한 정의도 변경됐다. 현행법은 노동쟁의를 "노동조합과 사용자 간에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해 발생한 분쟁상태"라고 정의한다.
개정안에서는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이 '근로조건에 관한 주장'으로 변경됐다. 노동조합이 합법적으로 다툴 수 있는 의제가 단순히 근로조건 결정에 관한 것에서 근로조건에 대한 전반적인 권리로 확장된 것이다. 다시 말해 근로조건을 규율하는 법령이나 단체협약, 근로계약에 의해 이미 정해진 권리에 대해서도 쟁의행위를 할 수 있게 됐다.
3. 손해배상 청구의 제한
손해배상 청구 제한 규정도 개정됐다.
현행법은 사용자가 노동조합법상 합법인 단체교섭이나 쟁의행위로 인해 손해를 입어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사용자는 불법인 쟁의행위에 대해서는 별다른 제한 없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었고 손해배상청구를 당한 조합원들은 청구액에 대해 동일하게 연대해서 책임을 졌다.
그러나 개정안에서는 불법인 쟁의행위에 대해 조합원 개개인의 책임 비율에 따라 손해를 부담해야 한다는 규정이 추가됐다. 손해의 배상 의무자별로 귀책사유와 기여도에 따라 책임 범위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용자가 제삼자에게 손해 배상을 청구하는 것도 금지된다.
"신원보증인은 단체교섭, 쟁의행위, 그 밖의 노동조합 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 배상할 책임이 없다"는 규정이 추가돼서다. 신원보증인은 근로자가 근로계약 후 고용주에게 손해를 입혔을 때 배상하겠다고 약속한 제삼자를 뜻한다.
향후 관전 포인트
개정안은 법사위와 본회의 상정 절차를 남긴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법사위원자으로 있어 법사위 통과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민주당은 법사위에서 60일 안에 개정안 심사를 마치지 않을 시 본회의 직회부 수순을 밟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재적위원 5분의 3이상이 찬성하면 법사위를 거치지 않고 본회의에 법안을 바로 회부할 수 있다.
반대로 여당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한다는 입장이다. 거부권을 행사하면 국회는 재의결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대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의결 조건이 훨씬 까다로워 대통령 거부권이 행사되면 개정안은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에서 대통령 거부권이 실제로 행사된 건 1948년 제헌 이후 지금까지 총 66건이다.
이마저도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행사한 45건을 제외하면 21건이다.
오늘도 이레이버는 HR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